2025년의 첫 책은 푸른 뱀의 해인만큼 표지가 파란 책이었으면 했다. 한동안 품절되어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받은 채식주의자가 그 주인공이 되었다. 오잉? 채식주의자 파란 책 아닌데요? 할 수 있지만 리마스터판으로(수줍)... 구매했다.
# 채식주의자
리커버판의 표지는 이옥토 작가님의 사진이 장식되어 있고 기존의 책과 달리 양장본이다.
한강 작가님 소설이야 전부 유명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작품에 채식주의자도 들어간다. 읽지 않아도 한 번쯤 들어본 책 제목이 아닌가. 나는 10년도 더 된 인터뷰 영상에서 책의 도입부를 한강 작가님이 읽어주시는 걸 들은 적이 있어 유명한 고전들의 첫 문장과 함께 기억하고 있는 책이다.
# 목차 및 간단 리뷰
목차를 보면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이렇게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채식주의자는 남편, 2부 몽고반점은 형부, 3부 나무 불꽃은 언니가 관찰자의 시점으로 영혜를 바라보는 소설이다. 그러니까, 사실상 영혜가 주인공이지만 우리 모두는 영혜 본인이 아닌 남의 시선으로 그녀를 보는 것이다.
어느 날 이상한 꿈을 꾼 영혜가 채식을 선언한다. 심지어는 집에 있는 모든 고기를 버리며 남편과의 갈등이 심화된다. 나날이 여위어가는 영혜를 두고 보지 못한 남편이 시댁에 영혜의 상태에 대해 말하게 되고 가족들이 강제로 고기를 먹이려 하자 영혜는 자해를 하며 필사적으로 막게 된다.
채식주의자 파트를 짧게 적어보았다. 유명하니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봤을 거라 생각해 간단하게 적었다.
솔직히 나는 기대 이하였다. 너무 기대를 많이 한 건지, 아니면 내가 이런 류의 이야기와 맞지 않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별점을 몇 점으로 기록해야할지 고민될 정도로... 특히 형부 시점은 예술로 보이지도 않고 아무리 영혜가 온전한 상태가 아니더라도 형부와 영상을 찍는 것에 동의한 것도 이해가 안 됐다. 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 없나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 다시 한번 읽어보려고 한다. 그때의 나는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다.
# 채식주의자
필사는 거의 없고 인덱스는 굵직한 상황들에 붙였다.
P. 51
왜지. 왜 나는 이렇게 말라가는 거지. 무엇을 찌르려고 이렇게 날카로워지는 거지.
P. 216
······ 언닌, 알고 있었어?
······ 뭘?
난 몰랐거든. 나무들이 똑바로 서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알게 됐어. 모두 두 팔로 땅을 받치고 있는 거더라구. 봐, 저거 봐, 놀랍지 않아?
P. 247
산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그 웃음의 끝에 그녀는 생각한다. 어떤 일이 지나간 뒤에라도, 그토록 끔찍한 일들을 겪은 뒤에도 사람은 먹고 마시고, 용변을 보고, 몸을 씻고 살아간다.
P. 259
기껏 해칠 수 있는 건 네 몸이지. 네 뜻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게 그거지. 그런데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