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 한국어에서 바로 이어서 다음 권인 중급 한국어를 읽었다. 포스팅 가장 아래에 내가 노트에 필사해 둔 것들을 항상 옮겨 적어두는데 초급 한국어에서 헤어진 애인 은혜가 한 말을 중급 한국어에서 답장의 문장..., 편지라고 해야 하나... 적은 걸 보는데 괜히 내 마음이 몽글몽글했다. 초급 한국어에서의 문장들을 보고 이 포스팅의 문장을 보면 좋을 것 같다.
초급 한국어 _ 문지혁 장편소설 / 기억에 남는 문장들
이 책은 민음사 유튜브에서 소개하는 것을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저장해 두었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고 보니 어느새 중급 한국어까지 출간하셨길래 두 권을 함께 구매했다. # 초급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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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급 한국어
초급 한국어도 예뻤지만 중급 한국어의 색감은 정말 최고...
초급 한국어는 미국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다룬 이야기라면 중급 한국어는 그 이후의 이야기이다. 다시 한국으로 들어온 작가님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일을 하게 되었는지의 이야기.
# 목차 및 간단 리뷰
한국에 다시 돌아온 주인공이 가정을 이루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생기며, 글(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관련된 글쓰기 강사가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전적 소설이다보니 책 사이사이에 아이가 그린 삽화와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주인공의 우울과 낙담, 걱정, 고민등이 초급 한국어에서부터 계속해서 이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데 그 점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전해져서 책이 우울하지 않게 잡아주는 것 같다.
실제로 안 되면 될 때까지 했다는 작가님. 누군가는 아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그 사람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하면 그토록 사람을 성실하고 간절하게 만들까, 그런 생각이 든다. 진정한 성실의 아이콘이 아닐까...
# 기억에 남는 문장들
P. 22
어쩌면 삶에 ㅏ를 더하고, 다시 ㅁ을 ㅇ으로 바꾸는 게 우리 인생의 전부인지도 모르겠어요.
P. 70
" 저 집에서는 꽃도 저렇게 싱싱하게 자기 색깔을 내는데, 나는······. "
P. 83
있잖아, 나에게 0.9이거나 1.1인 것들이 너에겐 늘 1이었지. 연애할 땐 그게 참 힘들었는데. 이제는 다르게 생각하려고 해. 나에게 0.9이거나 1.1인 것들도 너에겐 언제나 1이라는 거. 내가 밀리미터만큼 흔들리고 요동치고 진동할 때도 너는 나를 센티미터처럼 오차 없이 동일하게 보아준다는 거. 생각해 보면 세상에 그것만큼 든든한 일이 또 있을까? 인생에 시차는 있지만, 이제 우리 사이에 오차는 없어. 서울이 뉴욕의 미래인 것처럼, 너는 나의 미래야.
P. 166
어떤 날을 보냈든 내일은 또 찾아오고, 기어코 태양은 다시 떠오릅니다. 적어도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요. 그러니 희망을 붙들지 말고 절망에 물들지 마세요. 그냥 하는 겁니다. 우리가 그냥 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