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또 내일 또 내일 _ 개브리얼 제빈 / 실패를 어떻게 극복해? / 기억에 남는 문장들

대부분 흥미 위주로 독서를 하는 편이지만 책 내용을 스포일러 당하는 건 너무 싫다. 그럼 어떻게 책을 고르냐, 할 수도 있는데 보통은 책 제목과 뒤에 적힌 내용 정도만 보고 재미있을 것 같으면 읽는 편이다. 그래서... 표지에 낚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 편.

 

# 내일 또 내일 또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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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책은 정말 제목과 표지만 보고 구매했음에도 손에 꼽을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도트로 이루어진 폰트와 파도 그림이 뭔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을 준다. 게임 제작에 관한 이야기인 줄도 모르고 읽은 책인데 너무 재미있어서 기절..., 할 뻔하고 친구들, 그리고 여러분에게 영업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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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두꺼워서 추천하기에 조금 조심스럽긴 한데 파트가 10개로 나누어져 있고 조금 길다 싶은 파트는 나눠 읽으면 되니까...!

 

# 목차 및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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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언니가 아파 병원을 자주 드나들던 세이디는 휴게실에서 자기와 비슷한 나잇대의 환자 샘을 만나게 된다. 이때 샘은 발목의 뼈가 완전히 부서진 상태인 데다가 병원의 그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하던 시기였는데 휴게실에 만나게 된 세이디와 함께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 점차 말수가 늘어가게 된다. 샘의 긍정적인 변화가 반가운 외할아버지와 간호사는 세이디에게 이런 식으로 샘과 놀아줄 것을 부탁한다. 샘과 노는 것이 즐거웠던 세이디는 이 시간을 봉사활동으로도 쳐줄 수 있냐고 간호사에게 묻는다. 샘과 노는 것도 좋은데 봉사시간까지 겸사겸사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세이디. 봉사시간이 600시간이 넘어갈 즈음 샘은 세이디가 자신과 만나는 시간이 그저 즐거움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이 둘은 더는 만나지 않게 되고, 한참의 시간이 흘러(약 10년) 대학생이 되어 우연히 거리에서 만나게 된다.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다시 연락을 하며 지내던 중 샘이 세이디에게 함께 게임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그리하여 샘의 룸메이트인 마크스(집을 빌려주는 대가로 프로듀서가 되었다.), 샘과 세이디(게임 개발자&디자이너)가 힘을 합쳐 첫 게임 ' 이치고 ' 를 만들게 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평소 게임을 하지않고 게임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이 책을 읽기에 망설여진다면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들도 이제 막(그것도 전문적인 게임 개발자들의 도움도 없이) 게임을 개발하는 아마추어 개발자의 시점이기도 하고, 작가님이 어렵지 않게 설명해 두셔서 술술 읽힌다. 게다가 되게 현실적인 부분들도 군데군데 보여서 더 몰입되었다.

가령 게임은 만들기만 하면 끝인 게 아니라 이 게임이 왜 훌륭한지 설명을 해야 한다거나, 게임 회사도 어쨌든 회사이기에 세금, 사무실 관리, 공과금 납부 등의 일을 처리해야 한다거나... 이런 일은 대부분 게임 개발 밖에 모르는 샘과 세이디를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는 마크스의 업무였는데, 나는 마크스라는 인물에게 굉장히 애착이 갔다. 성격도 좋고 그 사람 모르게 챙겨주는 걸 좋아하는 따뜻한 인물로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만 나오지는 않는다. 쓰레기 같은 놈도 나오는데 바로 세이디의 전 남자 친구 도브. 한숨과 분노, 근데 또 배울 점이 있고 세이디한테는 간절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복잡했음. 내일 또 내일 또 내일 읽고 마크스 이야기할 사람...( •_ •̥ ˳ ˳ )

 

# 기억에 남는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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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47
" 인생은 피할 수 없는 윤리적 타협으로 점철되어 있지. 우리는 쉽게 타협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야 해. "

P. 76
" 항상 기억하렴,  우리 세이디. 인생은 아주 길어. 짧지만 않으면. "

P. 226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염려할 가치가 없었다. 그리고 염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P. 264
동정심만으로 뭔가에 수백 시간을 쓰는 사람은 세상에 없어, 샘.

P. 353 - 354
" 실패를 어떻게 극복해? "
" 다시 시도해. 그리고 더 멋지게 실패해. "

P. 406
" 버추얼 세계가 현실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겁니다. 더 도덕적이고, 더 정의롭고, 더 진보적이고, 더 공감하며, 차이와 다름을 더 폭넓게 수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다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P. 485
네 인생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우연에 좌우됐을까? 네 인생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하늘 위 커다란 다면체 주사위의 굴림에 맡겨졌을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삶은 원래 다 그렇지 않나? 결국 자신이 뭔가를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P. 597
" 누군가를 위해 세계를 창조한다는 건 내 입장에서 볼 땐 로맨틱한 일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