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뉴진스의 하니가 읽어서 한국에서 유명해진 에세이가 아닌가, 싶은 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 그래서인지 리커버 특별판이 나왔다. 그 소식을 보자마자 헐레벌떡 알라딘 장바구니를 봤는데 구판이 절판되었다. 그 표지가 예뻐서 빳빳한 새 책으로 소장하고 싶었는데 미적거리다가 놓쳤다.
# 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
그랬다고 리커버 특별판이 예쁘지 않다는 건 아니다. 원서와 동일한 표지로 나왔는데 색이 너무 예쁘다.(파란색 너무 좋아함) 책을 구매하고 읽다 보면 이상하게 한 칸 가득 초록색 책이 넘쳐난다. 왜지... 그래서 이번 연도에는 한 칸을 파란색으로 채워보자는 소소한 목표를 나 혼자 세워봤는데 그 칸에 들어갈 새로운 책이 온 거다!
우리 집에 오는 소설이 아닌 도서들은 조금 늦게 페이지가 펼쳐진다. 책이 재미있을지, 읽을만한지, 지루한지 모르는데도 그렇다.
# 목차 및 간단 리뷰
이 책도 오자마자 읽지는 않았는데 펼치고보니 지루하지 않았다. 저자가 꽤 화려한 인생을 산 것도 있지만 글을 잘 쓰는 것도 한몫한 것 같다. 서른까지의 인생이 담겨 있는데 연인과의 사랑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친구와의 우정,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 묻어 나오는 애정들을 한껏 보여준다.
자전적 소설 같은 에세이랄까. 그래서 에세이치고는 금방 읽었다. 책을 읽다보니 느꼈는데 대단한 사랑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평범하지만 지속적인 사랑이야말로 그 어느 사랑보다 힘이 세고 따뜻하다는 것. 따뜻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비슷한 온도로 데워줘야 하니까.
# 기억에 남는 문장들
P. 46 - 47
한창 이야기에 빠져있을 때에는 그건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혼돈일 뿐이다. 어둠이 으르렁거리고, 앞이 보이지 않고, 깨진 유리 파편과 쪼개진 나뭇조각의 잔해가 나뒹군다. 회오리바람 한가운데 있는 집 한 채 혹은 빙하에 부딪히거나 급류에 휘말린 배와 같다. 그 속에 갇히면 막을 길이 없다. 다 지나간 후에야 비로소 이야기를 닮은 무언가가 만들어진다.
P. 199
그 순간, 인생이 그저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듯 아주 단순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감사했다. 내 옆에서 걷는 사람을 마음껏 사랑하는 게 뭔지 깨달았음에 감격했다. 매우 깊이, 맹렬히, 말도 안 되게.
P. 226
엘리나는 내게 인생이 거지 같다는 말을 해주길 좋아했는지 매주 저 소리를 했다. 인생이 당신을 실망시킬 거라고, 그리된다 해도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나는 그 불가피함을 편안히 받아들였다.
P. 243
" 난 네가 늘 성장하게 해 주겠다고 맹세할게. 우리가 어릴 때부터 아는 사이라고 해서 네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 안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겠어. 네가 중요한 변화의 시기를 겪는 동안 난 그저 응원해 줄래. "
P. 282
나는 이만하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내 심장도 이만하면 충분하다. 내 마음을 쥐고 비트는 사연과 말들도 이만하면 됐다. ··· 나는 나만의 우주이자 은하수이며 태양계다. 내가 워밍업이자 본 게임이자 코러스 가수다.
P. 294
나는 사랑이란 게 시끄럽게 환호하는 것일 수 있음을 안다. ··· 사랑은 숨이 가쁠 만큼 깔깔대며 같이 웃는 일이다.
P. 295
나는 사랑이 꽤 조용한 것임을 안다. ··· 그곳에 있다는 걸 쉬이 망각하지만 당신이 넘어지는 순간 그 밑으로 손을 쭉 뻗어주는 무언가가 바로 사랑이다.
# 번외) 레시피들
음식 레시피가 나오는데 다음에 해 먹어보고 싶어서 위쪽으로 튀어나오게 붙여두었다(˵ •̀ ᴗ - ˵ ) ✧ 제일 기대되는 건 맥앤치즈! 치즈를 너무 좋아하는데 들어가는 치즈의 종류가 여러 가지라 너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