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하나는 거짓말 _ 김애란 장편소설 / 다섯 문장 중 하나에는 거짓말을 섞어야 해 / 기억에 남는 문장들

모든 서점 앱에서 MD 추천, 페이지 상단에 걸릴 정도로 떠들썩했던 김애란 작가님의 13년 만의 소설. 신간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는 사람이라도 서점 앱에 접속했다면 한 번쯤은 봤을 만큼 홍보를 많이 하고 있어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 이중 하나는 거짓말

파스텔톤 배경에 주인공인 아이들의 뒷모습이 담겨있는 표지. 괜히 소장욕구가 들어 출간일을 기다렸다가 바로 구매했다.

모든 사람들이 진실만을 말하며 살아가지는 않는다. 어쩌면 당연한 사실인데도, 우리는 거짓말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 거짓말을 거짓말이라 표현하지 말고 비밀이라는 단어로 바꾸면 어떨까. 이 책에는 거짓말을 비밀로 바꾸는 힘이 있다. 언뜻 보면 그게 그거지, 하고 코웃음을 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긍정적인 자극이 되었다.

 

# 목차 및 간단 리뷰

도마뱀 용식을 키우는 지우, 죽음을 보는 소리, 아빠를 찌르고 교도소에 간 엄마가 있는 채운 이들은 작은 거짓말로 시작해서 속에 담긴 깊은 비밀을 공유하게 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되는데 그 전체적인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선의의 거짓말. 읽으면서 이 단어가 떠올랐다. 거짓말을 무조건적으로 파헤쳐 진실을 아는 것이 중요할 때도 있지만, 가끔은 거짓인 채로 두는 것도 진실을 아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김애란 작가님이 이 책의 출간 기념인 기자간담회에서 하신 말이 있다. " 재능이 구원이 되는 이야기는 되지 않았으면 싶었습니다. ". 작가님의 말대로 이 책도 그런 글이 된 것 같다. 무언가를 그만둔 아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것도 성장이라고 담담하고도 단호하게 말하는 이야기라고 느꼈다.

 

# 기억에 남는 문장들

P. 66
- 넌 이야기가 왜 좋은데?
- 끝이······ 있어서?
- 난 반댄데.
- 뭐가?
- 난 시작이 있어 좋거든. 이야기는 늘 시작되잖아.
- 이야기에 끝이 없으면 너무 암담하지 않아? 그게 끔찍한 이야기면 더.
- 그렇다고 이야기가 시작조차 안 되면 허무하지 않아?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잖아.

P. 118
그래도 지우는 여전히 그림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좋았다. 적어도 그때만큼은 용식처럼 허물을 벗지 않고도 스스로 선명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P. 233
그런 것도 성장이라 부를 수 있을까? 시작이 무척 오래 걸리는 데다 거의 표도 안 나는 그 정도의 변화도? 혹은 변화 없음도? 지우는 ' 그렇다 ' 고 생각했다. 다만 거기에는 조금 다른 이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고.

P. 239 작가의 말
삶은 가차없고 우리에게 계속 상처를 입힐 테지만 그럼에도 우리 모두 마지막에 좋은 이야기를 남기고, 의미 있는 이야기 속에 머물다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