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한 신작! 이라고 하기에는 벌써 출간된 지 4개월이 넘었다. 게으름 이슈로... 이제야 올리는 빛과 멜로디.
# 빛과 멜로디
일단 표지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빛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거라서 그렇다고 치지만 멜로디를 뭔가 추상적으로 표현해 둔 것 같았다. 그리고 색감도 너무 조화롭고 몽환적이라 눈길이 갔다.
책 제목과 작가님의 이름은 음각으로 표현되어 있고 도형의 테두리는 음각 + 은박 처리가 되어 깔끔하고 부드럽게 표지에 녹아들었다.
너무 표지에 대한 이야기만 한 것 같아 아래에 간단하게 리뷰를 적기 전에 내가 뽑은 이 책의 키워드를 소개하려고 한다. 빛과 멜로디는 전쟁과 고통, 그리고 호의와 희망이다.
# 초판 한정 친필 사인
이건 그냥... 자랑하고 싶어서... 나는 작가님이 사인을 하시면 복사해서 주는 건 줄 알았는데 실제로 책에 사인이 되어 있었다.
# 목차 및 간단 리뷰
시리아,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나라들이다. 빛과 멜로디는 이 나라들이 전쟁으로 겪는 고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래서 다양한 국적의 등장인물이 많은 편이고 그만큼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많아 장면(장소)의 전환도 많다. 등장인물이 많아서 적으면서 봤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한국인 사진작가 권은과 그의 친구 승준의 우정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전쟁의 참상을 작가님만의 언어로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좋았지만, 권은과 승준의 이야기가 담겨 더 기억에 남았다.
돌보아줄 부모도 없이 어두운 방 안에 혼자 있던 어린 권은의 집에 매일 같이 방문한 승준. 먹을 것, 쓰다만 치약, 그리고 필름 카메라 등을 주게 되는데 그중 필름 카메라가 아무런 의지도 없어 문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던 권은을 변화시켰다. 그 작은 호의가 사람을 살리고 의지를 불어넣었다. 이 어린 시절의 기회이자 경험이 권은을 분쟁지역을 돌아다니며 그들의 고통과 슬픔을 카메라에 담아 사람들에게 알리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만든 게 아닐까.
# 기억에 남는 문장들
P. 89
사진은 다른 사람을 살리기 이전에 매번 나를 먼저 살게 했지.
P. 113
" 한 사람이 살면서 어떤 고생을 했고 뭘 포기했는지, 실버, 그걸 속속들이 파악한 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
P. 128
" 사람을 살리는 사진을 찍고 싶으니까요. 죽음만을 생각하거나 죽어가는 사람들을 잊히지 않게 하는 사진을 찍는 거, 그게 내가 사는 이유예요. "
P. 168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카메라는 그가 바라보는 풍경을 영원 속에 밀봉해 주었다. 그가 사랑했던, 납작한 사각형의 영원 속에······
P. 205
" 그저 즐겁게 살아줘. 마음껏 사랑하면서. "
P. 223
알마를 살린 장 베른의 악보와 권은을 방에서 나오게 한 카메라는 결국 사랑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둘은 다른 사랑이지만 같은 사랑이기도 하다고.
P. 241
살마는 그녀의 선의를 계산하지 않았고 한 점 의문을 품지 않은 채 그녀의 편이 되어주었다. 그녀가 아는 한 매 순간, 예외 없이···
···
빛과 멜로디의 권은과 승준은 조해진 작가님의 단편, 빛의 호위에도 나온다고 한다. 7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가 빛과 멜로디라고 하시는 걸 듣고 빛과 호위도 위시리스트에 넣어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