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 책(소설)을 읽으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유명한데 한강 작가님 수상하시고 나서 책들이 많이 주목받자 급류도 덩달아 유명한 책, 추천 책으로 SNS에 올라왔다. 게시물들을 구경하면서 다들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때가 24년 10월 즈음이었는데 저는 게으름 이슈로 8월에 읽은 책을 포스팅할 때였기 때문. 근데 9월에 읽은 책을 이제야? 싶다면... (할 말 없음ㅠ)
# 급류
TheOnlySeeU가 좋아하는 표지 : 바다(물), 푸른 계열, 추상화 같은 그림. 급류는 그중 물에 해당되었는데 그중에서도 심상치 않게 물살이 빠르고 깊어 보이는 표지였다.
되게 어두운 내용을 담고 있나, 짐작했다. 그리고 이 책은 사실 유명한 것보다 누군가 자신이 읽는 책의 귀퉁이를 찍어 올린 사진이 있었는데 거기에 적혀있던 문장을 보고 읽어보고 싶었다. 사실 나는 이런 식으로 문장을 보고 구매하는 책들이 많다. 문장이 좋으면 캡쳐해 두는 식이라 사진첩이고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고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
# 목차 및 간단 리뷰
처음부터 급류에 쓸려 찾지 못하던 시체를 발견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스포 X) 초입부터 충격을 받아서 그런가 책에 집중이 잘 됐다.
지방도시 ' 진평 '으로 전학 오게 된 ' 해솔 '과 이곳에서 살고 있던 ' 도담 ' 의 만남과 사랑, 헤어짐에 대한 이야기인데 내 마음도 슬퍼지는 그런 소설이다. 아마 이 책을 읽었다면 공감하지 않을까. 줄거리도 최대한 안 적은 이유는 다들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발견한 시체가 누구인지 궁금하다면 급류를!
급류가 불호인 분들의 리뷰도 가끔 봤는데 이유는 그냥 남의 슬픈 연애를 보는 것 같다고 하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도담과 해솔이 불안을 끌어안고 살더라도 서로를 사랑하길. 그 마음이 흔들리더라도 결코 지치지는 않기를. 몰입해서 읽은 소설이라 오랜만에 별점 5점을 줬다. 이번 여름이 오면 다시 한번 읽을까 고민 중인 책.
# 기억에 남는 문장들
P. 13
" 중성 부력에서는 무중력 상태처럼 자유롭지. 아빠는 도담이가 중성 부력에서처럼 평온하고 자유롭게 살면 좋겠다. "
P. 27
" ······ 내가 생각해도 좀 멋있긴 해. 사람을 구하는 건, 언제나 옳은 일이잖아. "
P. 32
" 너 소용돌이에 빠지면 어떻게 해야 하는 줄 알아? "
" 어떻게 해야 하는데? "
" 수면에서 나오려 하지 말고 숨 참고 밑바닥까지 잠수해서 빠져나와야 돼. "
P. 39
사람들이 숭고하다며 가치를 부여하는 일들은 어쩌면 아무 생각 없이 벌어지거나 무모함과 닮았는지도 모른다.
P. 85
사람들은 그들이 기대한 만큼 비극을 겪은 사람이 충분히 망가지지 않으며 일부러 망가뜨리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P. 88
산다는 게 겁이 났다. 자신이 없었다.
P. 99
" 네 어두운 그늘까지 사랑해 주지 못해서 미안해. "
P. 100
도담에게 사랑은 급류와 같은 위험한 이름이었다. 휩쓸려 버리는 것이고,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 발가벗은 시체로 떠오르는 것, 다슬기가 온몸을 뒤덮는 것이다. 더는 사랑에 빠지고 싶지 않았다. 왜 사랑에 ' 빠진다 ' 고 하는 걸까. 물에 빠지다. 늪에 빠지다. 함정에 빠지다. 절망에 빠지다. 빠진다는 건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처럼 느껴졌다.
P. 109
" 실제 삶에서 우리는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렵지만 극 중 등장인물은 존재 이유가 명확하잖아. 그래서 나는 이야기가 좋아. "
P. 129
도담은 특별하고 싶지 않았다. 남들처럼 평범하고 싶었다.
P. 135
도담은 불행의 크기를 다이아몬드라도 되는 양 자신의 것과 남의 것을 비교했다. 도담에게는 여전히 자신이 가진 불행이 가장 크고 값졌다.
P. 195
상처를 자랑처럼 내세우는 사람은 얼마나 가난한가.
P. 256
" 도담아, 슬픔과 너무 가까이 지내면 슬픔에도 중독될 수 있어. 슬픔이 행복보다 익숙해지고 행복이 낯설어질 수 있어. 우리 그러지 말자. 미리 두려워하지 말고 모든 걸 다 겪자. "
P. 289
도담아, 누가 사랑이란 말을 발명했을까 궁금해했지.
매몰된 현장에서 눈이 감겨오는데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기적적으로 너와 다시 만나서 너를 그리며 떠날 수 있어서.
그러다 내 이름을 부르는 네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 환청이었겠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네가 기도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
반드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살겠다는 의지로, 널 다시 만나겠다는 의지로 그렇게 화염이 가득한 바닥을 필사적으로 기었어.
그때 생각했어. 누군가 죽기 전에 떠오르는 사람을 향해 느끼는 감정. 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사랑이란 말을 발명한 것 같다고. 그 사람에게 한 단어로 할 수 있는 말을 위해 사랑한다는 말을 만든 것 같다고.
그때 깨달았어. 사랑한다는 말은 과거형은 힘이 없고 언제나 현재형이어야 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