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살 _ 이태제 장편 SF소설 추천 / 기억에 남는 문장들

초등학생, 중학생,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한 번도 독서 관련 상장을 놓쳐본 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독서와 멀어지더니 1년에 손에 꼽을 정도로 적게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4년 6월. 하던 일을 마무리 짓고 7월부터 쉬기로 되어있었는데 이때다 싶었다. 다시 독서 습관을 들이기에는 딱 좋은 시기가 아닌가. 첫 책이 가녀장의 시대였고 푸른 살은 그다음으로 읽은 책이다.

 

# 푸른 살

이 책을 알게 된 건 다른 도서를 구입하러 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였다. 보다시피 표지가 좀... 난해하다. 나는 솔직히 조금 더 독자들의 흥미를 끌게끔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일단 제목부터가 표지에 묻혀 잘 보이지 않았다. 이 글을 쓰면서 알았는데 푸른 살이 출판 브랜드 ' 북다 ' 의 첫 번째 책이라고 한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리커버도 내주었으면 좋겠다.

그저 표지가 좀 독특하네, 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책이라고 적혀있었다. 교직에서 일하시며 틈틈이 쓴 소설이라고 하니 더욱 흥미가 돋았다.

그리고 결정타로 뒷편에 적힌 줄거리. 그대로 구매해 집으로 가지고 왔다. 푸른 살이라는 주제가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어린 시절에도 SF소설은 읽어본 적이 없어 사실상 나에게 첫 SF소설인 셈이다. 결론은 너무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 목차와 간단 리뷰

 

아직 독서 습관이 잡히지 않아 하루 2시간 3일, 총 6시간에 걸쳐 읽었다. 지금이면 아마 하루 만에도 읽을 분량이다. 책을 막 다 읽은 직후 고양감에 휩싸여 이 책의 후기를 찾아봤는데 나온 지는 꽤 되었음에도 후기가 별로 없었다. 표지 때문에 꺼리는 걸까, 출판사의 첫 책이라 홍보가 부족했던 걸까... 이 후기를 보는 사람들만이라도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모두가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 간단한 줄거리를 적어보자면 근미래,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지구에 운석이 불시착한다. 그 운석에 묻은 외계생명체의 포자가 사람들의 뇌에 기생하며 폭력 또는 악의적인 짓을 하게 되면 기생하는 포자가 증식한다. 그게 우리의 눈에는 푸른 살로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서로의 몸에 푸른 살의 크기로 그 인간의 선악을 구분하려 한다.

 

푸른 살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면 어떻게 되는지, 푸른 살에서부터 도망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궁금하다면 푸른 살을 추천한다.

 

# 기억에 남는 문장들

튀어나오지 않는 인덱스를 썼더니 티가 안나지만 놀라고, 슬프고, 화날 때마다 붙였더니 빽빽하다.

 

P. 35
그때부터 우리는 서로를 구분짓기 시작했다. 푸른 살이 크면 악한 인간으로, 푸른 살이 작으면 선한 인간으로. 그런데 누가 감히 그렇게 구분 지을 권리를 주었는가? 인간의 폭력적인 본성이 겉으로 드러난 이후로 이 세상은 정말 정의로워졌는가?

P. 276
" 난 네가 옛날에 했던 말을 아직도 떠올리곤 해. 인간들은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으면 살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었지. 어떻게든 구분을 짓고, 무리를 짓고, 편을 가른다고.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서로를 미워한다고. 그런 와중에 푸른 살은 상대를 미워해도 되는 아주 정당하고도 객관적인 명분이 되어주었지. 우리 모두가 살아온 삶을 통째로 지워버렸어. "

P. 297
상대를 믿는 수 밖에수밖에 없었다.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듯이.

 

필사는 위의 적은 것의 두 배는 했는데 스포가 있어서 줄이고 줄였다. 이 책을 읽을 사람들의 재미를 앗지 않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