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_ 알베르 카뮈 / 나는 언제나 옳았어 / 기억에 남는 문장들

유명한 고전의 이름과 그 책의 첫 문장은 알아도 책을 본 적은 없었다. 매번 서점에 갈 때마다 눈에 밟히는 책은 있었다. 이방인. 책 중에서도 얇은 축에 속하는 편이라 고전을 시작하기에 좋은 책이라고 느껴졌다.

 

# 이방인

유명하지만 나는 내용은 모른다. 그저 첫 문장인 ' 오늘, 엄마가 죽었다. 혹시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만 아는 상태. 책은 출판사 휴머니스트의 이방인으로 골랐다. 세계문학하면 민음사가 가장 유명하기는 한데 이 책이 더 예뻐서... 그리고 구매하러 갔을 때 이것밖에 없었다.

책은 앞뒤로 심플하고 깔끔하다. 앞으로도 세계문학은 휴머니스트 책으로 읽을 것 같다.

 

# 목차 및 간단 리뷰

뫼르소는 양로원의 계신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된다. 서둘러 내려간 양로원에서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며 어머니에게 그곳에서 만난 약혼자가 있음을 알게 된다. 장례 기간 동안 어머니의 시신을 지키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뫼르소. 이웃인 레이몽을 도와주면서 그와 친분이 생겨 뫼르소, 뫼르소의 여자친구 마리는 해변에 초대받게 된다. 그곳에서 마리는 뫼르소에게 사랑을 확인받고 자신과의 결혼 계획이 있느냐 묻지만 뫼르소는 애매한 대답만 남긴다.

 

며칠 뒤, 레이몽의 친구가 살고 있는 해변으로 뫼르소와 마리, 레이몽이 놀러가게 된다. 그곳에서 아랍인들을 만나게 되고(그중 하나는 레이몽의 전 여자친구의 오빠)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진다.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싶었지만 다친 레이몽이 치료를 끝내고 돌아오기 무섭게 다시 아랍인들이 나타난다. 분노한 레이몽이 총을 꺼내자 뫼르소가 말리며 그 총을 건네받는다. 총을 본 아랍인들은 주춤거리다가 도망간다.

뫼르소는 이제 혼자서 산책을 나선다. 그리고 아까 보았던 아랍인 중 하나를 만난다. 그 아랍인이 칼을 꺼내들자 햇빛이 칼에 반사된다. 뫼르소는 ' 태양이 너무 눈 부셔서 ' 품 안에 총을 꺼내 아랍인을 쏜다. 한 발에 죽었지만 죽은 시신에 연달아 4발을 더 쏘게 된다.

 

그렇게 법정에 서게 되는 뫼르소. 그런데 총으로 아랍인을 살해한 것이 어머니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았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게다가 어머니의 장례에 왔던 사람들과 뫼르소의 이웃들, 여자친구 마리의 증언이 전부 불리하게 작용하게 된다. 더해서 살해동기를 물었을 때 뫼르소는 ' 햇빛이 눈이 부셨다 ' 는 말만 해서 상황은 더 안 좋아진다. 결국 무자비한 살해범이 되어 사형을 선고받게 된다.

 

 

읽으면서도 내가 다 억울했다. 살인으로 기소되어 법정에 섰는데 어머니의 장례에서 슬퍼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왜 나왔는지. 심지어 법정에서 발언권도 거의 없었다. 스스로를 변호하지 못한 자는 과연 죄인일 수 밖에 없는가. 과연 이게 제대로 된 판결인가?

 

# 기억에 남는 문장들

P. 111
" 불행이란, 누구나 그게 뭔지 알지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

P. 116
" 도대체 피고인은 어머니 장례를 치렀기 때문에 기소된 겁니까, 아니면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기소된 것입니까? "

P. 118
모든 일이 나의 개입없이 굴러갔다. 아무도 내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은 채 내 운명이 결정됐다.

P. 143
나는 옳았고, 나는 계속 옳았고, 나는 언제나 옳았다.

P. 145
온갖 기도와 별들로 충만한 이 밤을 마주하고 서서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애정 어린 무관심에 자신을 열어줬다. 그 세계가 꼭 나와 똑같고, 형제 같다는 깨달음에 이르자 나는 전에도 행복했었고, 여전히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