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박사의 네 아들 _ 브리지트 오베르 추리소설 / 네 쌍둥이 중 누가 범인일까? / 기억에 남는 문장들

꼭 읽어보고 싶었던 작가님의 소설. 아쉽게도 아직까지 번역된 건 이거 하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리커버로 디자인을 달리해서 나왔길래 구매했다. (+ 참고로 책을 다 읽은 지 한 달이나 지나서 이 책이 형광이라는 것을 알았다... 밤에 불을 끄면 야광별처럼 책이 빛난다!)

 

# 마치 박사의 네 아들

사진으로 보니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무광인 책에 아들들의 손과 칼, 한 명의 아들의 옷에 핏자국이 유광처리가 되어 있다. 책 디자인을 섬세하게 했구나 싶었다.

주요 인물은 가정부 지니와 아들들 중에 누군지 모를 살인마, 이렇게 총 두 명이다. 이 둘이 주고받는 일기 형식의 글로 소설이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 굉장히 독특하다. 그래서인지 다른 인물들은 지니와 살인마에 의해 묘사되는 이미지로만 상상을 하면 되고 조금 더 범인 찾기에 집중할 수 있다.

 

# 목차 및 간단 리뷰

목차를 보면 처음이 경기 시작인데 정말 냅다 시작한다. 바로 살인마의 일기부터 나오고 그걸 지니가 발견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지니는 우연히 살인마의 살인 고백이 담긴 쪽지를 보게 되고 그때부터 살인마의 일기를 훔쳐본다. 살인마는 지니가 자신의 일기장을 훔쳐본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태연하게 살인을 저지르며 지니에게 혼란을 준다.

 

작가는 살인마와 지니, 둘의 일기를 번갈아 보여주며 쌍둥이인 네 아들 중 도대체 누가 범인인지를 추리하게 한다. 정말 일기만 보여주기 때문에 1인칭 시점으로 살인마와 지니를 알 수 있다. 그들의 엄청난 심리전과 살인마의 기만행위들 때문에 마치 내가 지니가 된 것처럼 몰입해서 읽었다. 살인마의 앞에서 굉장히 무력해지는 기분. 다 읽고 나서는 어떻게 이게 첫 작품이자 데뷔작...?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으면 당연히 범인을 알게 될텐데, 범인을 아는 상태로 보게 되면 곳곳에 숨어있던 소설의 의문들이 풀린다. 그래서 재독을 추천한다.

 

# 기억에 남는 문장들

P. 193
이제 이곳에서는 비극이 일상이 되어간다.

P. 275
어렸을 때 나는 항상 언젠가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사람들, 가령 경찰관이나, 의사, 소방관들과 맞닥뜨렸을 때 무슨 짓이든 할 거라고 다짐했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빨리 볼 수 있게 일을 신속히 해결하려면, 사무실에서 죽치고 뻗대든지 고함을 지르든지, 어떻게든 상대가 납득할 때까지 싸울 거라고. 그런데 지금 나는 스스로를 구해야 하는데도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있다.